운영자 칼럼

외국인 친구들이 한국을 떠나며 가장 아쉬워한 것

외국인 친구들이 귀국한 뒤 가장 자주 그리워한 것은 늦은 밤의 편의점, 정확한 대중교통, 반찬이 차려지는 식사, 찜질방과 편하게 걷던 밤거리처럼 여행 중에는 당연하게 지나친 한국의 일상이었습니다.

양찬수 (Chansoo Yang)2026. 6. 15.수정 2026. 8. 25.4분 읽기

어떤 나라에 대한 가장 정직한 리뷰는, 방문자가 떠난 뒤에 그리워하는 것들입니다. 여행을 재현해보려고 자기 동네에서 시켜 먹는 음식, 내 나라에도 있었으면 싶은 작은 일상 습관, 떠나서야 다시 마주치고 알아채는 방문지 특유의 마찰. 외국인 친구들이 떠난 뒤 "그게 그립다" 라고 말한 것들의 패턴을 모아보니, 그들이 출발 전에 읽었던 어떤 가이드보다 유용한 리스트가 됐습니다.

편의점, 무조건 편의점

가장 자주 언급된 그리움은 큰 차이로 한국 편의점이었습니다. 정확히는 늦은 밤, 들어가서, 창가 자리에서 먹는 종류. 밤 11시의 라면, 즉석 덮밥, 갓 만든 계란 샌드위치, 바나나우유, 편의점 앞 플라스틱 테이블에서 친구와 마시는 맥주. 하나하나는 특별하지 않습니다. 다 합치면 다른 나라에 같은 방식으로 존재하지 않는 카테고리가 됩니다.

7-Eleven 이 있는 도시에서 온 친구들은 처음엔 갸우뚱했습니다 — "우리 동네에도 편의점 있어요." 일주일 지내본 뒤엔 거의 다 동의했습니다. 음식 구성, 자리, 공간을 사회적으로 쓰는 방식 — 이걸 합치면 한국 편의점은 완전히 다른 제품이 됩니다. 한 친구는 "한국에서 가장 가져가고 싶었지만 가져갈 수 없는 부분" 이라고 말했습니다.

대중교통의 신뢰성

두 번째로 일관되게 그리워한 건 지하철이었습니다. 디자인이 아닙니다 — 좋은 지하철은 다른 도시에도 있습니다. 시간이었습니다. 한국 지하철 배차는 분 단위로 정확합니다. 버스는 앱에 뜬 시간에 옵니다. "이게 진짜 오기는 할까" 라는 정신적 부하는, 방문자가 자기 나라로 돌아가서야 자기가 줄곧 그걸 짊어지고 있었다는 걸 알아차립니다.

북미 대도시에서 온 한 친구는, 일주일 뒤 가장 좋았던 점이 "교통 앱을 2분에 한 번씩 안 보게 된 것" 이라고 했습니다. 그냥 역으로 걸어가면 열차가 있었다고. 자기가 그걸 그렇게 그리워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반찬

음식에 관심 있는 친구들 거의 모두가 반찬을 그리워했습니다. 유명한 메인 요리가 아닙니다 — 한식 한 끼마다 무료로 나오는 작은 접시들. 무절임, 콩나물무침, 김치, 감자조림. 친구들은 자기가 매 끼니 다섯 가지 채소를 먹고 있었다는 걸 집에 돌아가서 "메인 요리 한 접시" 의 세계로 복귀한 뒤에야 알았다고 했습니다.

몇몇은 집에서 간단한 반찬을 따라 만들어봤습니다. 아무도 그 경험을 성공적으로 재현하지 못했습니다. 그리움의 절반은 음식이고, 나머지 절반은 리듬입니다. 묻지 않아도 채워지는 작은 접시들, 메인 한 그릇 값에 한 상이 펼쳐지는 구조, 노력 없이 따라오는 채소의 다양성.

찜질방

찜질방은 리스트에 늦게 등장합니다 — 귀국 후 첫 대화가 아니라 두 번째, 세 번째 대화에 나옵니다. 초반의 낯섦을 넘긴 친구들 중 몇몇은 "한국에서 가장 독특한 경험" 으로 꼽았습니다. 긴 목욕, 한증막, 음식, 수면실, 가벼운 사교 분위기를 한 공간에 묶은 구조는 다른 나라에서 그대로 재현하기 어렵습니다.

한 가지 — 도착 첫날 찜질방을 시도한 친구들은 좋아한 비율이 낮았습니다. 한국에 며칠 있어서 편해진 뒤 시도한 친구들은 대체로 다시 갔습니다. 순서가 중요합니다. 이제는 첫날 말고 3~4일 차에 권합니다.

늦은 밤의 안전감

많은 친구들이 — 특히 혼자 여행한 여성 친구들이 — "별 생각 없이 늦은 밤에 걸어서 숙소로 가도 되는 감각" 을 언급했습니다. 이 항목은 조심스럽게 다뤄야 합니다. 동네, 시간, 개인 경험에 따라 다릅니다. 다만 "그게 그립다" 라는 코멘트가 반복적으로 나왔고, 일정표엔 절대 안 적히지만 여행의 결을 바꿔놓는 종류라 적어둡니다.

그리움이 0이었던 카테고리

솔직하게 떠나서 좋았던 것들도 있었습니다. 번화가 카페 가격 — 서울 인기 지역의 커피값은 싸지 않습니다. 주말 관광지의 인파. 세금 환급 카운터마다 다른 영수증 규칙. 미세먼지 나쁜 날의 공기. 적어두는 게 정직합니다. 후회까진 아니지만, 그리움도 아니었던 항목.

리스트의 전체 패턴은, 친구들이 가장 그리워한 건 일상 리듬에 속한 것들이었다는 점입니다 — 편의점, 반찬, 정확한 버스, 늦은 밤 산책. 헤드라인 명소가 아니었습니다. 헤드라인은 여행의 이유였습니다. 일상 리듬이 다시 오고 싶다는 이유가 되었습니다.